• 최종편집 2026-04-20(월)
 

학습 방법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한다. 과거 암기식, 주입식 교육이 중요한 시대에는 조선 시대 임금이나 국민교육헌장을 외웠다. 외우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었기에 무조건 외워야 했다. 특히 구구단, 받아쓰기 같은 경우는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나머지 공부를 했다. 지금은 학생 인권 침해로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 시대는 오히려 고맙게 생각했다. 많은 것을 외워야만 좋은 점수를 얻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다닐 수 있었다. 그러니 외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구구단만 달달 외워도 머리 좋고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던 시대다. 이제는 주입식, 암기식이 아닌 의미를 알고 학습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즉 왜 공부를 하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학습에 대한 의미를 바르게 아는 것이다. 학습의 의미를 알고 모르고의 차이는 학습 태도에도 영향을 주지만 성적에 그대로 나타난다.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심지어 대학교수까지 초등학교 때 배웠던“1㎞가 몇 m인가요?”고 물으면 10?, 100?, 1000?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인다. 나아가 “1㎢는 몇 ㎡인가요?”, “1㎦는 몇 ㎥인가요?” 물어도 똑같이 10?, 100?, 1000? 등으로 말한다. 정말 웃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어떻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의미를 이해하고 학습한 것이 아니라 무조건 1㎞=1000m라고 외우도록 했기 때문이다. 만약 영어 사전에서 ‘K’를 찾고 ‘k'가 ’Killo‘의 약자로 10의 3승 즉 1000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게 하였다면 1㎞가 1000m라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고 헷갈리지도 않는다. 그래서 의미를 아는 학습이 중요하다. 이것만 알면 1㎏=1000g도 외우지 않고 쉽게 알 수 있다. 나아가 ㎢와 ㎦에 대해서도 넓이와 부피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학습하면 100, 1000과 같은 답은 도저히 나올 수 없다. 즉 1㎢=1㎞×㎞=1,000m×1,000m=1,000,000㎡, 1㎦=1㎞×1㎞×1㎞=1,000m×1,000m×1,000m=1,000,000,000㎥라는 것을 쉽게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우선 왜 영어를 하여야 하는지, 어떻게 공부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학습하는 것이다. 야구선수 박찬호나 축구선수 손흥민을 보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지금은 공부하면서 운동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공부는 뒷전이고 야구와 축구에만 매달렸으니 무슨 영어를 했겠는가? 이들이 영어를 잘하게 된 것은 영어 생활권에서 많이 듣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유학 가는 것도 생활 속에서 영어를 자연스럽게 만나기 위해서다. 이처럼 외국어를 빨리 익히기 위해서는 문법과 문장을 외우는 것보다는 생활 속에서 듣고 말해야 한다. 베트남 어머니와 결혼한 가정이 있다. 베트남 엄마는 한국어를 잘 못 하는데 아이는 잘한다. 아이는 우리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래 친구들과 어눌해도 자주 말하는 반면에 엄마는 서투른 우리말로 웃음거리나 망신당할 것이 걱정되어 말을 잘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말도 우리말 그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어로 바꾸어 듣는다. 영어가 익히기 어려운 것도 영어를 영어로 들어야 하는데 한국말로 바꾸어 들으니까 더 어려운 것이다. 어른보다는 우리말을 모르는 아이가 영어를 더 빨리 익힐 수 있는 것은 영어를 영어로 정확하게 듣고 말하기 때문이다.

모든 언어는 입 모양이 편한 것이 자연스럽다. ‘notebook’을 ‘노우트부크’로 ‘Did you?’를 ‘디드유’로 말하는 것보다‘노읏북’이나 ‘디쥬’로 말하는 것이 영어 발음에 가깝고 자연스럽다. ‘신라’를 ‘실라’로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언어는 반복에 반복을 거듭하면서 익힌다. 특히 읽기 쓰기보다는 끊임없이 듣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언어의 90% 이상이 듣기와 말하기로 망신을 당할지라도 듣고,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엄마’라는 말도 ‘음무음무’하면서 배우지 않았는가?

이처럼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미를 알고 몰입하여야 한다. 양보다 질이다. 많은 시간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몰입이 중요하다. 제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한 조성진이 피아노에 몰입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을 멀리하였듯이 몰입에 방해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잠깐 게임을 한다? 다 핑계다. 공부하면서도 머리는 온통 게임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4차 교육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의미를 부여하는 학습이다. 지식을 외우는 것, 별 의미 없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지식은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지식을 어떻게 융합하여 새로운 것을 창출하느냐다. 시대는 이런 융합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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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 학

전)대전광역시교육청 교육복지팀장, 학교혁신팀장

전)대전중원초, 대전송촌초등학교 교장

전)대전교육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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