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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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숙 시인

 

 

김종숙 시인을 만나다

 문예마을 24호 문예지를 통해 그 아침에서 저녁까지’, ‘답장그리고 아름다운 인연으로 등단한 김종숙 시인은 신인문학상 수상소식을 듣자 이렇게 말했다.

 

 처음이라는 단어는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단어이지만 나이 육십에 첫 시를 보내 놓고 낯설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내가 본 풍경을 사진을 찍고 행 간을 맞춰 글을 쓰다 보니 그것이 시가 되었습니다

 

사진 찍는 아줌마의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와 시는 이름도 바꿔 놓았습니다.

 

 아버지에게 지어 받은 종숙이란 이름은 어느 날 경민이 엄마로 바뀌더니 김대리로 불려지고 정년퇴직 말년까지 20년 동안 김팀장으로 불렸습니다. 시를 짓고 시를 읽으면서 그 Leeum이라는 새 이름을 더하니 더 좋습니다.

 

 내 넋두리 한 줄 시를 읽고서 엉킨 실타래를 풀어주듯 미루던 등단의 길을 자청하게 된 문학 평론가 이현수 시인님과 저의 시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진심 어린 마음으로 감사와 존경의 정을 드립니다.

 

 소스라치는 아픔이 아닌 자연의 길로 터주신 문예 마을에서 지어주신 가을 옷을 입고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았으므로 숙성된 문장이 담긴 24호 문예 마을 문예지를 덥석 껴안아야겠습니다.

 

 

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작 아름다운 인연

 

아름다운 인연

 

 김종숙

 

봄이 두 사람의 눈썹 사이로 기어 걸어 들어왔다

 

동백꽃 한 송이마저 툭하고 강물 위에 떨어지자

매화 꽃잎 우르르 피어났고

 

어서 오라고

잘 가라고

아름다운 인연이었다고

담에 또 보자고

 

꽃은 흐드러지는데

나무와 나뭇가지 사이에는

다시 철 지난 겨울이 걸쳐져 있다

 

등단 심사평(심사위원 深幽 조 두 현)

 

 인연이라는 말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분이나 사람이 사물과 맺어지는 이를 이르는 말이다. 우리의 삶은 전생을 통하여 모든 것들이 인연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소중하지 않은 인연이 어디에 있을까마는,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인연만큼 소중한 인연도 많지 않으리라. 그런데, ‘봄이 두 사람의 눈썹 사이로 기어 걸어 들어왔다봄이 오기는 왔는데 한 번에 온 것이 아니라, '기고 걸어서 들어 온 것이다. 들뜨지 않고 천천히 두 사람을 연분홍으로 물들이며 사랑이 온 것이다. 인연은 꼭 마주치는 상황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인과 결과라는 순차적 상황에 의해서도 이뤄진다. 시인은 말한다. 동백꽃 한 송이마저 떨어지자, 매화꽃이 피어났다고. 동백꽃과 매화꽃은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다. 그저 하나의 생명으로 이 세상에 왔다가 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가 지자 하나가 피는 것을 시인은 우연으로 생각하지 않고,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의 결실로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상의 인연과 변화를 먼 거리에서 제삼자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고요하면서도, 담담한 눈빛으로 세상사를 바라본다. 어서 오라고/잘 가라고/아름다운 인연이었다고/담에 또 보자고. 그저 바라보고 그저 느낀다는 게 아마도 이런 것이리라. 시인의 시선은 꽃이 흐드러지는데/나뭇가지 사이에/철 지난 겨울이 걸쳐있는그 곳에 놓여 있다. 한 계절의 간격을 세 줄의 문장으로 뛰어 넘는 삶의 여유를 시인의 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시를 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것은 시를 쓰는 것이 어려워서라 아니라, 시다운 시를 쓰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흔히들 시는 소설이 아니요, 수필도 아니요, 연설문, 논문도 아니라 한다. 그저 시는 문학에서 나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 독립된 장르인 것이다. 그래서 시 쓰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김종숙님은 어려운 시의 세계를 담담한 어조로, 서두르지 않은 마음으로, 대상 사물을 관조하며 여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삶의 오랜 경륜이 글 전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시를 쓰기 시작한 신인들에게 기성 시인 수준의 작품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하고 생각한다. 시에 대한 열정과,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되어있다면 그 사람이 누구든지 시인의 자격을 충분하게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종숙씨의 시인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조금은 늦깎이로 들어선 시인의 길이지만, 지금과 같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초심을 잊지 않고 글을 써나간다면 커다란 시의 족적을 남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문예마을을 빛내고 더 크게 발돋움하는 작가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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