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0(월)
 

KakaoTalk_20201104_204150141.jpg

 

 

김창응 시인을 만나다

 문예마을 24호 문예지를 통해 잃어버린 천사’, ‘봄날’, 그리고 소나기 내리는 날로 등단한 김창응 시인의 첫인상은 진솔하다였다.

 

그는 신인문학상 수상소식을 듣자 이렇게 말했다.

 

쓰고 싶었지만 쓰지 못했던 40여년의 긴 방황의 끈을 놓으렵니다.

 

이제까지 짝사랑만 하던 시어들을 내뱉어 봅니다.

 

이제 사랑하려 합니다.

 

낮 시간의 힘든 일에도 힘들지 아니한 것은 호젓한 저녁시간에 나만의 시어들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선배들의 시를 보면 내가 너무 부족한 사람이 아닌가 걱정이 많이 됩니다.

 

부족하지만 저만의 시어들을 능력껏 발휘해 보렵니다.

 

그동안 도움 주신 김형국 이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심사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도 감사말씀 드립니다. 앞으로 열심히 시를 성숙시켜 나가겠습니다.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작 잃어버린 천사

 

잃어버린 천사

 

 김창응

 

세상에 태어나 자연을 보기도 전에

자연의 품에 안겨있는 너는

꽃이 되어 피어나라

 

따스한 봄날 아지랑이 속에

밝은 미소로 피어나라

 

선명하게 기억나는

너의 작은 손과 눈망울

 

뒷동산에 바위 되신

아버지를 만나보렴

 

뒷동산에 꽃이 되신

어머니를 만나보렴

 

밝게 달이 뜨는 날

부디 부디 만나보렴

 

이름도 없이 스려져간 너의 작은 몸짓

너희의 이름을 지어본다

 

너는 나의 작은 천사야

 

등단 심사평(심사위원 深幽 조 두 현)

 

김창응의 시에는 가슴 아픈 사연을 노래하고, 그 슬픔을 극복하려는 마음이 곳곳에 보이고 있다. 한 마디로 슬픔의 강을 건너 아름다운 땅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의 시 잃어버린 천사를 보자.

세상에 태어나 자연을 보기도 전에/자연의 품에 안겨있는 너는/꽃이 되어 피어나라

무릇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이 제대로 자라기도 전에 왔던 그 곳으로 돌아가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픔이다. 김창응 시인의 잃어버린 천사는 제대로 꽃망울을 맺기도 전에 산화해버린 어린 생명의 안타까움을 노래하고 있다. 그 슬픔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간직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슬픔을 넘어서 꽃으로 다시 피어나라고 외치고 있다. “따스한 봄 날 아지랑이 속에서/밝은 미소로 피어나라고 목청껏 외치고 있다. 어찌 아픔이 그에게만 있을 것인가.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는 크고 작은 수도 없이 많은 좌절과 슬픔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한 우리들의 모든 아픔을 달래주며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뒷동산에 바위가 된 아버지를 만나고, 꽃이 된 어머니를 만나보라고. 그러면서 그에 맞는 이름을 지어주어 존재로서의 그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들의 내면에 항상 잠들어 있는 슬픔을 견뎌내고 그것을 극복하도록 희망을 주는 것이다.

 

 김창응의 시에 흐르는 일관된 어려운 현실의 극복과 탈출은 자칫 우리들이 헤매기 쉬운 상황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소망이 가득하다. 그는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격한 심정으로 장마에 뒤범벅이 된 분노의 강을 건너 따뜻한 햇볕이 가득한 꽃들의 정원으로 들어가도록 정성스럽게 노래하고 있다. 그의 글에서 보듯이 본인 스스로도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걸어 왔으리라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때로는 천사를 잃어버리고 상실과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며,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뒤돌아보면서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릴 수 없는 자신의 인생항로를 원망도 했으리라. 그런가 하면 슬픔과 고통에 짓눌려 세상사가 소나기처럼 쏟아지기를 바라며, 모든 시름, 근심 덩어리 등이 한순간에 흘러가고 편안하고 아늑한 봄비에 젖어 보기를 바라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런 모든 것들은 시인 자신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직접, 또는 간접으로 해당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 한쪽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껴본다.

 

 시를 쓴다는 것은 재능과 취미 여부를 말하기 전에 그 결심을 하는데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이가 들고 생업을 하면서 그런 결심을 하는 것은 보통의 마음으로는 하기 힘든 일이다.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은 그의 굳은 의지의 산물이 아닐까?

우리가 글을 쓰면서 뛰어난 글을 생산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사람들이 칭찬하는 글을 세상에 남길 수 있다면 문인으로서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쓴 글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우리가 좌절하거나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작가로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로 활용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작가라면, 비록 글이 조금 못한다고 하여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김창응의 등단을 축하한다. 글을 표현하는 수준으로 보아 아마도 오랜 시간을 글 쓰는데 투자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욱더 정진하여 본인이 원하는 글을 자유자재로 쓰기 바란다. 나아가서 문예마을을 빛내고, 대전을 표하는 시인으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전체댓글 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자 김창응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