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4-2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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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경희 수필가, 시인>

 

 

목경희 수필가를 만나다

 

 문예마을 24호 문예지를 통해 수필 꿈마다 를 찾던 아버지’, ‘어머니, 그 강인한 이름이여그리고 꽃피는 오월, 한 마리 나비되어로 등단한 목경희 수필가를 만나보았다.

 

 그녀는 목경화 시인과 함께 그리움의 빗장을 열고란 이름으로 자매 시집을 출판하기도 했다. 다음은 그녀의 시, ‘수필의 계절이다.

 

수필의 계절

 

             목경희

 

그동안 나 자신조차도 눈치채지 못하게

세상 사람들을 완벽하게 속여왔다

 

이제는 가면을 벗어야 할 때

날씨가 무더워지니 정직해진다

 

화장도 안 하고 염색도 안 하니 참 못생겼다

포장했던 민낯이 다 드러난다

 

수필은 부끄럽지만 다 보여주는 진실의 계절이다

 

수필을 쓴다는 것은 세상 앞에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는 것이어서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홀가분하기도 한 이 감정이 참 좋았습니다.

 

불쑥불쑥 올라오는 감정의 끈을 놓기 싫어 수필이라는 부문에 도전해보았습니다.

 

진솔하게 내면에 흐르는 마음의 물결 따라 글을 쓰고 싶은데 능력이 안 따라주어 지새우던 많은 시간이 생각납니다.

 

저를 수필의 길로 이끌어주신 이현수 시인님과 부족한 글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신 문예마을 심사위원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등단 심사평(심사위원 차용국 : 시인, 시조시인, 수필가)

 

 수필 작품만큼 심사가 어렵고 고민스러운 문학 장르도 없을 것입니다. 수필의 형식과 내용이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삶의 배경과 방식도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경로로 확장일로에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생활 수필, 사유 수필, 서사 수필, 기행 수필 등을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듯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도 각자의 경험과 관심에 따라 감동과 평가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수필은 결국 언어를 통한 예술이란 점에서, 주제의 통일성 및 감동성과 심미성을 갖춘 글이 품격 높은 수필이라 하겠습니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목경희 수필가의 ''꿈마다 ''를 찾던 아버지'' 2편을 최종 당선작에 올립니다.

 

목경희 수필가의 작품 세계는 '추억'입니다. '추억은 추상화된 기억의 저편 / 한두 가지 특성만이 돋아난 새순(차용국, 졸시 ''추억'' 일부)'입니다. 추억은 추상화된 기억이기에 본질적인 특성만이 남아있습니다. 추상은 대상 전체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 버리고 남은 단순화된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추상화를 그리는 일과 같습니다. 불필요한 것을 골라내어 버리고 남은 추상화는, 그래서 과거의 기억에만 갇혀있지 않습니다. 추억은 현실에서 재현 가능한 추상화이며, 이 가능성으로 인해 미래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목경희 수필가가 그려내는 추억의 추상화는 현실과 미래를 이해하고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추억, 그 아름다운 추상화!'입니다.

 

 목경희 수필가는 ''꿈마다 ''를 찾던 아버지''에서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늙지 않는 기억이 있다'고 합니다. 빨간 구두와 편지입니다. 어린 시절 서울 다녀오면서 빨간 구두를 들고 오시는 아버지. 서울서 대학 다닐 때 부쳐주신 아버지의 자필 편지. 그것은 아버지의 사랑이었습니다. 자식들 앞에서 '빵 하고 웃으실 때 천진난만한 소년 같았던 아버지'였습니다. 그런 아버지는 가슴 깊은 곳에 진한 그리움을 숨기고 살았습니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가거라! 38''을 부르며, 아버지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으며 흐느끼는 모습이었습니다. 목경희 수필가는 빨간 구두, 자필 편지, 가거라! 38선이란 매게물을 연결시켜 할머니-아버지-자식으로 이어지는 사랑을 애잔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주제를 향해 일관되게 끌고 가는 힘이 돋보이는 진한 감동의 추상화라 하겠습니다.

 

 목경희 수필가는 ''어머니, 그 강인한 이름이여''''오월, 한 마리 나비되어''에서 어머니의 삶의 추상화를 그려냅니다. ''어머니, 그 강인한 이름이여''에서는 재산도 없고 숫기도 없는 아버지를 만난 어머니. 보따리 장사로 시작해서 집안을 일으키고 자식을 키워내신 강인한 어머니. 그 이름 뒤에는 사랑받고 싶은 여인의 모습이 있습니다. 이제 손주들과 둘러앉아 추억을 이야기하는 어머니의 삶은 오로지 자식 사랑이었습니다. 그 깊은 감동은 ''오월, 한 마리 나비되어''의 서랍장에 어머니가 마련해두었던 하얀 광목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딸의 초경에 쓸 생리대 천이었습니다. 어머니--자식으로 이어주는 사랑의 연결을 보여줍니다.

 

 목경희 수필가가 그리는 추억의 추상화는 과거-현재-미래로 유전되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받은 사랑은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힘이 되어 줍니다. 받은 사랑을 전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란 메시지입니다. 목경희 수필가는 일상의 삶과 관찰에서 찾아낸 소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결하여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타고난 이야기 능력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진솔한 삶의 향기가 글 전편에 배어있기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작품 전체의 구성과 전개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기만 합니다. 용어의 선택과 사용도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타고난 능력과 남모를 노력이 더해진 숙성된 역량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그 역량이 빛을 볼 때가 되었습니다. 한국 수필 문학의 우듬지로 발전하시기를 기원하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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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을 24호 수필부분 신인문학상 수상자 목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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