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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언뜻
언뜻언뜻 / 송직호 젊은 날 불빛을 쫓아 불나방 되어 열심히 날았는데 넘어지고 일어서며 시간 속 먼지가 되고 언뜻언뜻 그때가 그립다 왜 이렇게 멀리 돌아왔을까 숨이 턱에 차도록 왔는데 돌아보면 후회되는 내 한숨, 누가 들을까 언뜻언뜻 그때가 생각난다 지나간 바람에도 반짝반짝 빛나던 별을 봐도 세월이 우리를 멀리멀리 데려놓아도 그 바람이 언뜻언뜻 생각난다 빛을 좇던 청춘의 잔상… 송직호 「언뜻언뜻」 송직호 시인의 「언뜻언뜻」은 지나간 청춘과 그리움을 절제된 언어로 담아낸 작품이다. 시는 불빛을 좇는 ‘불나방’의 이미지를 통해 치열했던 젊은 날을 상징적으로 그려내며, 그 끝에 남은 회한과 성찰을 드러낸다. “왜 이렇게 멀리 돌아왔을까”라는 물음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질문으로 확장된다. 반복되는 ‘언뜻언뜻’이라는 표현은 사라지지 않고 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속성을 보여주며,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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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에 안긴 혼돈의 밤
별빛에 안긴 혼돈의 밤 송미순 밤은 깊고, 잠은 내게 떠나갔다. 어둠은 부드럽게 내 어깨를 감싸 안고, 숨죽인 귀뚜라미의 노래마저 사라진 새벽 세 시, 내 안에서 거센 바람이 쉬지 않고 춤춘다. 시는 어느새 내 일상의 안개가 되어 피어올랐고, 달빛에 홀린 손가락은 자유롭게 꿈틀대며 내 눈동자는 불꽃처럼 타올라 광기의 심연에서 이야기를 끌어올린다. 나는 이미 미쳐 버린 자 그 안에서 진실과 마주하는 자. 오늘의 무게를 어루만지며 아들의 숨결 서린 작은 서운함과 가족이라는 끝없는 바다 위 외로움도 바람결에 실어 보내리라. 미침 안에서 비로소 나를 마주하고,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잔잔한 빛을 발견한다. 이 밤도 그러하니, 시는 나를 안은 별빛이다. - 작가 노트 - 이 시는 혼돈과 고통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깨달음과 빛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깊은 밤, 불안과 외로움이 교차하는 순간에도 시가 내면을 어루만지고 위로해 주는 존재임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별빛 같은 시의 힘이 혼돈 속에서 길잡이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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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리아의 숨결
카멜리아의 숨결 윤외기 뜬눈으로 밤을 하얗게 지새운 첫새벽, 동트기 전의 푸르스름한 대기가 방 안의 온기를 시샘하듯 창문에 달라붙어 서슬 퍼런 성에를 그려놓았다. 누군가 밤새 유리창 캔버스 위에 정교하게 기하학적인 문양을 조각해 놓은 듯, 성에는 날카롭고도 서러운 빛으로 일렁였다. 나는 이중창을 열려다 말고, 손가락 끝으로 그 차가운 결정체를 살포시 눌러보았다. 체온에 닿아 녹아내리는 성에의 눈물 위로, 문득 기억 저편에 봉인해 두었던 붉은 낙인 하나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것은 영하의 고통 속에서도 홀로 온도를 올리며 그리움을 토해내던 마당 구석의 동백, 산다화(山茶花)였다. 남들은 봄의 화사함을 시샘하며 꽃망울을 틔울 때, 동백은 어찌하여 이 가혹한 계절을 택하여 자신의 생생한 심장을 꺼내 놓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꽃이 온기를 찾아 뿌리 깊은 곳으로 숨어들 때, 홀로 눈보라를 맞으며 붉은 안간힘을 쓰는 그 모습은 차라리 처절한 선언에 가까웠다. 길섶에 머무는 노란 꽃술에는 내가 미처 다 읽어내지 못한, 깊고 깊은 기억들이 눅진하게 엉겨 붙어 있었다. 기억의 실타래를 풀면 그 끝에는 늘 어머니가 서 계셨고, 남도의 바닷가에 겨울이면 칼바람이 문창지를 뚫고 들어오던 그 집 마당에는 커다란 동백나무 한 그루가 파수꾼처럼 서 있었다. 어린 시절의 나에게 동백은 꽃이라기보다 공포에 가까운 놀라움이고, 하얀 눈 위에 툭툭 떨어져 있는 붉은 꽃송이들은 마치 누군가 흘린 선혈처럼 섬뜩했다. 어머니는 그 떨어진 꽃송이들을 정갈하게 모아 장독대 위에 올려두곤 하셨다. "동백은 두 번 핀단다. 나무에서 한 번, 땅 위에서 또 한 번." 어머니의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 리 없던 철부지 아들은 그저 붉은 꽃잎을 짓이기며 놀 뿐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동백은 뼛속까지 아린 생의 뒤안길에서 머뭇거리던 어머니의 젊은 날, 그 슬픈 사랑의 기록이었을지도 모른다. 풍파를 견디며 붉은 눈물을 안으로 삼키던 여인의 일생이 저 꽃의 채도 속에 녹아 있었다. 어머니의 손등은 겨울 동백잎처럼 거칠었고, 찬물에 빨래하고 돌아온 어머니의 손마디가 붉게 부어오를 때면, 마당의 동백도 함께 붉어졌다. 고통을 견디는 것들의 색깔은 왜 이토록 닮아 있는 것인지, 나는 창가에 서서 이제는 곁에 없는 어머니의 굽은 등과, 그 위로 쏟아지던 겨울 햇살을 동백의 빛깔로 치환해 본다. 깊어 가는 겨울밤, 어둠을 하얗게 덧칠하며 내려앉는 눈꽃 송이들은 차갑지만 다정하다. 그 눈송이들이 동백의 붉은 뺨에 닿을 때, 비로소 카멜리아라는 이름의 애타는 사랑은 송골송골 영그는 뭇별들의 이야기 속으로 편입된다. 동백의 학명인 카멜리아를 발음할 때면 혀끝에서 서늘한 금속성의 맛과 함께 달콤한 향기가 동시에 느껴진다. 나는 그 애잔한 풍경에 초대받은 유일한 손님이 되어 가만히 읊조려 본다. 세상 누구보다도 그대를 사랑한다는 고백은 구체적인 대상을 향한 외침이라기보다, 긴 세월을 버텨온 자신의 영혼이 건네는 지독한 위로에 가깝다. 동백의 빨간 심장 속에는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만남의 환희가 있고, 또 하루를 버텨내기 위해 열정을 토해내야만 하는 형벌 같은 고통이 공존한다. 그것은 멈춤 속의 고요함이자,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의 하얀 버선발 위에 소복소복 쌓여가는 절규 없는 헌신이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의 가장 화려한 순간을 아낌없이 던져 상대의 발밑을 채워주는 것임을, 동백은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었다. 해거름이 찾아오면 창가에 맺힌 성에의 눈물 위로 노을이 번지고, 시간의 흐름은 야속하게도 디딤돌 위에 떨어진 꽃잎들을 쓸어간다. 하지만 동백의 낙화는 패배가 아니라, 다른 꽃들이 추하게 시들어 꽃잎을 하나둘 힘없이 떨굴 때, 동백은 송이째 툭 떨어짐으로써 제 사랑의 완결성을 증명한다. 절대 시들지 않겠다는 의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멈추겠다는 결단인 것이다. 낙화의 그 순간 마치 해녀들이 깊은 바다에서 숨을 참다 올라와 내뱉는 숨비소리와 닮았다. 삶의 막다른 골목, 산소 한 모금이 간절한 임계점에서 터져 나오는 그 휘파람 소리, 그것은 죽음의 문턱을 발끝으로 툭 치고 올라온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생명의 확인이다. 동백이 나무를 떠나 지면에 닿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 공기를 가르는 소리 없는 진동 속에서 나는 삶의 가장 고통스러운 지점에서 터져 나오는 숭고한 생명력을 본다. 우리네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누구나 가슴 속에 동백 한 그루씩 품고 살지만, 정작 그 꽃을 피우기 위해 차가운 겨울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이는 드물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고통을 견뎌내야 내뱉는 숨비소리처럼, 우리 삶의 진실 또한 가장 시린 계절의 끝자락에서야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법이다. 나는 이제 그 숨비소리로 당신을 부르고, 뼛속까지 시린 겨울의 뒤안길에서 우리가 마주했던 그 수많은 만남과 이별들을 동백의 붉은 빛으로 치환해 본다. 돌아보면 나의 생도 늘 겨울이었고, 남들이 봄의 화원을 거닐 때 나는 홀로 얼어붙은 땅을 일구며 보이지 않는 꽃눈을 기다려야 했다. 절망이 소리 없이 내려앉아 마음의 창을 가로막을 때, 나를 일으켜 세운 것은 마당 한구석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던 동백의 붉은 화인이었다. 어둠이 깊을수록 동백의 붉음은 더욱 선명해지고, 배경이 어두울수록 빛은 그 본질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내 삶의 시린 계절도 당신이라는 동백 덕분에 따스한 느낌 하나를 얻었고, 당신이 건넨 위로와 헌신은 내 메마른 가지에 수액을 돌게 했고, 마침내 내가 이 차가운 대기 속에 붉은 숨비소리를 내뱉게 했다. 창밖의 어둠이 다시 짙어지고, 내일 새벽이면 창가에는 또다시 성에가 꽃을 피울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나도 두렵지 않았고, 성에 너머 저 어둠 속에서 제 심장을 달궈 올리는 동백의 뜨거운 고동 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동백, 그 붉은 숨비소리로 피는 모습은 이제 내 영혼의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는 낙인으로 남았다. 진 자리에 다시 필 꽃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나는 이 시린 계절을 축복이라 부르기로 했다. 떨어지는 순간조차 아름다운 저 꽃처럼, 나의 삶도 누군가의 디딤돌 위에서 가장 붉은 숨결로 기억되기를 소망해 본다. <프로필> 시인.수필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저서>『너의 이름은 사브라』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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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이면을 걷다… 임유택, 『뒤안의 나무』 출간”
임유택 시인이 시집 『바람의 고향』 출간 이후 2년 만에 역사수필집 『뒤안의 나무』를 펴냈다. 『뒤안의 나무』는 역사 속에서 크게 조명되지 않았던 사건과 인물의 이면을 조명한 수필집이다. 임 시인은 이 책에서 “역사의 뒤안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감정을 되짚고자 했다”고 밝힌다. 책에는 조선 중엽 기록인 「광해조일기」에 등장하는 광해군의 비답, “경이 한 장의 상소로 마구 몰려오는 적을 막아낼 수 있겠는가”를 인용해 병자호란을 둘러싼 역사적 아쉬움을 짚는다. 또한 「명종임금의 한탄」에서는 외아들 순회세자의 죽음을 계기로, 을사사화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신하들을 지켜내지 못한 군주의 자책을 조명하며 우리 민족의 한(恨)의 정서를 풀어낸다. 이 책은 ‘역사의 뒤안’뿐 아니라 일상에서 발견한 ‘삶의 뒤안’, 기행문 형식의 ‘여행의 뒤안’, 그리고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소소한 뒤안’ 등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임 시인은 머리말에서 출간 직전 원고를 전면 수정한 과정을 밝히며, 독서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을 넘어 힘들고 외로운 순간에 위로와 답을 얻기 위한 행위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작은 위로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책 제목 ‘뒤안의 나무’는 어린 시절 고향 집 뒤꼍에 있던 유실수에 대한 기억과, 역사와 삶의 이면을 의미하는 ‘뒤안’의 중의적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뒤안의 나무』는 역사와 일상을 넘나들며,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시대의 흔적을 차분히 되짚는 수필집이다. 임유택 충남 보령 출생 주택관리사 문예마을 시부문 등단 시집 바람의 고향 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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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야獨夜
독야獨夜 어디서 휘파람새 울고 새벽어둠 지우는 고양이 소리에 뒷산 소쩍새 따라우니 매군梅君마저 된바람에 몸부림치네 이성두 대구 출생, 대구 거주 현대시선 시 부문 신인문학상 현대문예 수필부문 우수작가상 대구문인협회 회원, 강원경제신문 코벤트가든 문학상 외 네 번째 시집 『바람의 눈빛으로』 동인지: 『캘리그래피 시화집』 『붉은 고백』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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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자리를 옮겼다
설이 자리를 옮겼다 해안 강민주 코로나 이후, 시골의 설은 조용히 숨을 줄였다. 한때 명절이면 마당 가득 들어찼던 차들. 엔진 열기와 함께 반가움이 먼저 피어오르던 골목은 이제 몇 집 앞에서만 성긴 이빨처럼 드문드문 숨을 고른다. 멋지게 지은 벽돌집의 불 꺼진 창문들이 저마다 사연을 닫고 서 있다. 남의 집 며느리 옷차림까지 슬쩍 보며 말 한마디 얹던 어르신들. 그 웃음과 흉은 어느 순간 마을 끝 새로 단장한 무덤 쪽으로 주소를 옮겼다. 이제는 말소리보다 묘비가 더 또렷한 마을. 자식 아홉을 낳아 온 동네를 들썩이게 하던 집도 설날을 요양원 면회실 의자 위에서 맞는다. 설이 그렇게 자리를 옮겼다. 기후와 나이를 감당하지 못해 베어낸 사과나무 자리엔 염소 몇 마리가 드문 풀을 툭툭 뜯는다. 무엇보다 세뱃돈 받아 신이 난 아이 손을 잡고 “여기가 아빠 어릴 적 놀던 곳이야” 말해 주던 목소리가 사라졌다. 한때 든든한 노후라 믿었던 논과 밭. 자식들 이름처럼 마음에 새겨 두었던 땅. 씨를 뿌릴 손은 남아 있기는 한 걸까. 도시로 떠난 아이들은 흙 냄새보다 화면 불빛에 익숙해졌고, 남은 어른들의 허리는 이미 오래전 굽었다. 시댁의 설도 달라졌다. 발 디딜 틈 없이 웃음이 넘치던 상 둘레에 이제는 빈자리가 먼저 눈에 밟힌다. “남자는 부엌에 들지 않는다”던 말은 힘을 잃고, 엄마를 대신해 앞치마를 두른 고1 아들과 작은 서방님들이 조용히 전을 뒤집는다. 나는 문득 명절마다 상을 차리며 속으로 울던 젊은 날을 떠올린다. 그때의 나는 누군가의 며느리였고, 누군가의 기대였으며, 기준에 닿으려 애쓰던 사람이었다. 스물다섯 해 가까이 같은 밥을 먹고 같은 계절을 건넜지만 끝내 서로의 속까지 완전히 열어 보이지는 못한 시부모님과 나. 주름 깊은 손이 전을 하나 더 얹고, 작은 병에 담긴 참기름을 말없이 건넨다. “이거 가져가라.” 그 말 속에는 사과도, 미안함도, 끝내 말하지 못한 사랑도 함께 실려 있다. 차 트렁크에 그 무게를 싣는다. 뚜껑을 닫는 순간 참기름 향이 차 안 가득 번진다. 나는 잠시 눈을 감는다. 그들도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었을 텐데. 명절은 사람이 많아서 오는 날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이 조용히 서로를 놓지 않는 날인지도 모른다. 텅 빈 밭 위로 설날 햇빛이 내려앉는다. 나는 그 빛 아래 서서 생각한다. 이 적막은 우리가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조용한 증거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그 속에서도 누군가는 여전히 전을 부치고 참기름을 건네며 말 대신 사랑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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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언뜻
- 언뜻언뜻 / 송직호 젊은 날 불빛을 쫓아 불나방 되어 열심히 날았는데 넘어지고 일어서며 시간 속 먼지가 되고 언뜻언뜻 그때가 그립다 왜 이렇게 멀리 돌아왔을까 숨이 턱에 차도록 왔는데 돌아보면 후회되는 내 한숨, 누가 들을까 언뜻언뜻 그때가 생각난다 지나간 바람에도 반짝반짝 빛나던 별을 봐도 세월이 우리를 멀리멀리 데려놓아도 그 바람이 언뜻언뜻 생각난다 빛을 좇던 청춘의 잔상… 송직호 「언뜻언뜻」 송직호 시인의 「언뜻언뜻」은 지나간 청춘과 그리움을 절제된 언어로 담아낸 작품이다. 시는 불빛을 좇는 ‘불나방’의 이미지를 통해 치열했던 젊은 날을 상징적으로 그려내며, 그 끝에 남은 회한과 성찰을 드러낸다. “왜 이렇게 멀리 돌아왔을까”라는 물음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질문으로 확장된다. 반복되는 ‘언뜻언뜻’이라는 표현은 사라지지 않고 문득 떠오르는 기억의 속성을 보여주며,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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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에 안긴 혼돈의 밤
- 별빛에 안긴 혼돈의 밤 송미순 밤은 깊고, 잠은 내게 떠나갔다. 어둠은 부드럽게 내 어깨를 감싸 안고, 숨죽인 귀뚜라미의 노래마저 사라진 새벽 세 시, 내 안에서 거센 바람이 쉬지 않고 춤춘다. 시는 어느새 내 일상의 안개가 되어 피어올랐고, 달빛에 홀린 손가락은 자유롭게 꿈틀대며 내 눈동자는 불꽃처럼 타올라 광기의 심연에서 이야기를 끌어올린다. 나는 이미 미쳐 버린 자 그 안에서 진실과 마주하는 자. 오늘의 무게를 어루만지며 아들의 숨결 서린 작은 서운함과 가족이라는 끝없는 바다 위 외로움도 바람결에 실어 보내리라. 미침 안에서 비로소 나를 마주하고, 혼돈의 소용돌이 속에서 잔잔한 빛을 발견한다. 이 밤도 그러하니, 시는 나를 안은 별빛이다. - 작가 노트 - 이 시는 혼돈과 고통 속에서 자신을 마주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깨달음과 빛을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깊은 밤, 불안과 외로움이 교차하는 순간에도 시가 내면을 어루만지고 위로해 주는 존재임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별빛 같은 시의 힘이 혼돈 속에서 길잡이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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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에 안긴 혼돈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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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리아의 숨결
- 카멜리아의 숨결 윤외기 뜬눈으로 밤을 하얗게 지새운 첫새벽, 동트기 전의 푸르스름한 대기가 방 안의 온기를 시샘하듯 창문에 달라붙어 서슬 퍼런 성에를 그려놓았다. 누군가 밤새 유리창 캔버스 위에 정교하게 기하학적인 문양을 조각해 놓은 듯, 성에는 날카롭고도 서러운 빛으로 일렁였다. 나는 이중창을 열려다 말고, 손가락 끝으로 그 차가운 결정체를 살포시 눌러보았다. 체온에 닿아 녹아내리는 성에의 눈물 위로, 문득 기억 저편에 봉인해 두었던 붉은 낙인 하나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그것은 영하의 고통 속에서도 홀로 온도를 올리며 그리움을 토해내던 마당 구석의 동백, 산다화(山茶花)였다. 남들은 봄의 화사함을 시샘하며 꽃망울을 틔울 때, 동백은 어찌하여 이 가혹한 계절을 택하여 자신의 생생한 심장을 꺼내 놓는 것일까. 세상의 모든 꽃이 온기를 찾아 뿌리 깊은 곳으로 숨어들 때, 홀로 눈보라를 맞으며 붉은 안간힘을 쓰는 그 모습은 차라리 처절한 선언에 가까웠다. 길섶에 머무는 노란 꽃술에는 내가 미처 다 읽어내지 못한, 깊고 깊은 기억들이 눅진하게 엉겨 붙어 있었다. 기억의 실타래를 풀면 그 끝에는 늘 어머니가 서 계셨고, 남도의 바닷가에 겨울이면 칼바람이 문창지를 뚫고 들어오던 그 집 마당에는 커다란 동백나무 한 그루가 파수꾼처럼 서 있었다. 어린 시절의 나에게 동백은 꽃이라기보다 공포에 가까운 놀라움이고, 하얀 눈 위에 툭툭 떨어져 있는 붉은 꽃송이들은 마치 누군가 흘린 선혈처럼 섬뜩했다. 어머니는 그 떨어진 꽃송이들을 정갈하게 모아 장독대 위에 올려두곤 하셨다. "동백은 두 번 핀단다. 나무에서 한 번, 땅 위에서 또 한 번." 어머니의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 리 없던 철부지 아들은 그저 붉은 꽃잎을 짓이기며 놀 뿐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동백은 뼛속까지 아린 생의 뒤안길에서 머뭇거리던 어머니의 젊은 날, 그 슬픈 사랑의 기록이었을지도 모른다. 풍파를 견디며 붉은 눈물을 안으로 삼키던 여인의 일생이 저 꽃의 채도 속에 녹아 있었다. 어머니의 손등은 겨울 동백잎처럼 거칠었고, 찬물에 빨래하고 돌아온 어머니의 손마디가 붉게 부어오를 때면, 마당의 동백도 함께 붉어졌다. 고통을 견디는 것들의 색깔은 왜 이토록 닮아 있는 것인지, 나는 창가에 서서 이제는 곁에 없는 어머니의 굽은 등과, 그 위로 쏟아지던 겨울 햇살을 동백의 빛깔로 치환해 본다. 깊어 가는 겨울밤, 어둠을 하얗게 덧칠하며 내려앉는 눈꽃 송이들은 차갑지만 다정하다. 그 눈송이들이 동백의 붉은 뺨에 닿을 때, 비로소 카멜리아라는 이름의 애타는 사랑은 송골송골 영그는 뭇별들의 이야기 속으로 편입된다. 동백의 학명인 카멜리아를 발음할 때면 혀끝에서 서늘한 금속성의 맛과 함께 달콤한 향기가 동시에 느껴진다. 나는 그 애잔한 풍경에 초대받은 유일한 손님이 되어 가만히 읊조려 본다. 세상 누구보다도 그대를 사랑한다는 고백은 구체적인 대상을 향한 외침이라기보다, 긴 세월을 버텨온 자신의 영혼이 건네는 지독한 위로에 가깝다. 동백의 빨간 심장 속에는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만남의 환희가 있고, 또 하루를 버텨내기 위해 열정을 토해내야만 하는 형벌 같은 고통이 공존한다. 그것은 멈춤 속의 고요함이자, 누구보다 사랑하는 이의 하얀 버선발 위에 소복소복 쌓여가는 절규 없는 헌신이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의 가장 화려한 순간을 아낌없이 던져 상대의 발밑을 채워주는 것임을, 동백은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었다. 해거름이 찾아오면 창가에 맺힌 성에의 눈물 위로 노을이 번지고, 시간의 흐름은 야속하게도 디딤돌 위에 떨어진 꽃잎들을 쓸어간다. 하지만 동백의 낙화는 패배가 아니라, 다른 꽃들이 추하게 시들어 꽃잎을 하나둘 힘없이 떨굴 때, 동백은 송이째 툭 떨어짐으로써 제 사랑의 완결성을 증명한다. 절대 시들지 않겠다는 의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멈추겠다는 결단인 것이다. 낙화의 그 순간 마치 해녀들이 깊은 바다에서 숨을 참다 올라와 내뱉는 숨비소리와 닮았다. 삶의 막다른 골목, 산소 한 모금이 간절한 임계점에서 터져 나오는 그 휘파람 소리, 그것은 죽음의 문턱을 발끝으로 툭 치고 올라온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생명의 확인이다. 동백이 나무를 떠나 지면에 닿는 그 짧은 찰나의 순간에, 공기를 가르는 소리 없는 진동 속에서 나는 삶의 가장 고통스러운 지점에서 터져 나오는 숭고한 생명력을 본다. 우리네 삶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누구나 가슴 속에 동백 한 그루씩 품고 살지만, 정작 그 꽃을 피우기 위해 차가운 겨울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이는 드물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고통을 견뎌내야 내뱉는 숨비소리처럼, 우리 삶의 진실 또한 가장 시린 계절의 끝자락에서야 붉은 꽃망울을 터뜨리는 법이다. 나는 이제 그 숨비소리로 당신을 부르고, 뼛속까지 시린 겨울의 뒤안길에서 우리가 마주했던 그 수많은 만남과 이별들을 동백의 붉은 빛으로 치환해 본다. 돌아보면 나의 생도 늘 겨울이었고, 남들이 봄의 화원을 거닐 때 나는 홀로 얼어붙은 땅을 일구며 보이지 않는 꽃눈을 기다려야 했다. 절망이 소리 없이 내려앉아 마음의 창을 가로막을 때, 나를 일으켜 세운 것은 마당 한구석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던 동백의 붉은 화인이었다. 어둠이 깊을수록 동백의 붉음은 더욱 선명해지고, 배경이 어두울수록 빛은 그 본질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내 삶의 시린 계절도 당신이라는 동백 덕분에 따스한 느낌 하나를 얻었고, 당신이 건넨 위로와 헌신은 내 메마른 가지에 수액을 돌게 했고, 마침내 내가 이 차가운 대기 속에 붉은 숨비소리를 내뱉게 했다. 창밖의 어둠이 다시 짙어지고, 내일 새벽이면 창가에는 또다시 성에가 꽃을 피울 것이다. 그러나 나는 하나도 두렵지 않았고, 성에 너머 저 어둠 속에서 제 심장을 달궈 올리는 동백의 뜨거운 고동 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동백, 그 붉은 숨비소리로 피는 모습은 이제 내 영혼의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는 낙인으로 남았다. 진 자리에 다시 필 꽃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나는 이 시린 계절을 축복이라 부르기로 했다. 떨어지는 순간조차 아름다운 저 꽃처럼, 나의 삶도 누군가의 디딤돌 위에서 가장 붉은 숨결로 기억되기를 소망해 본다. <프로필> 시인.수필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저서>『너의 이름은 사브라』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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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리아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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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이면을 걷다… 임유택, 『뒤안의 나무』 출간”
- 임유택 시인이 시집 『바람의 고향』 출간 이후 2년 만에 역사수필집 『뒤안의 나무』를 펴냈다. 『뒤안의 나무』는 역사 속에서 크게 조명되지 않았던 사건과 인물의 이면을 조명한 수필집이다. 임 시인은 이 책에서 “역사의 뒤안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감정을 되짚고자 했다”고 밝힌다. 책에는 조선 중엽 기록인 「광해조일기」에 등장하는 광해군의 비답, “경이 한 장의 상소로 마구 몰려오는 적을 막아낼 수 있겠는가”를 인용해 병자호란을 둘러싼 역사적 아쉬움을 짚는다. 또한 「명종임금의 한탄」에서는 외아들 순회세자의 죽음을 계기로, 을사사화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신하들을 지켜내지 못한 군주의 자책을 조명하며 우리 민족의 한(恨)의 정서를 풀어낸다. 이 책은 ‘역사의 뒤안’뿐 아니라 일상에서 발견한 ‘삶의 뒤안’, 기행문 형식의 ‘여행의 뒤안’, 그리고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소소한 뒤안’ 등 다양한 층위의 이야기를 함께 담고 있다. 임 시인은 머리말에서 출간 직전 원고를 전면 수정한 과정을 밝히며, 독서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을 넘어 힘들고 외로운 순간에 위로와 답을 얻기 위한 행위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작은 위로라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책 제목 ‘뒤안의 나무’는 어린 시절 고향 집 뒤꼍에 있던 유실수에 대한 기억과, 역사와 삶의 이면을 의미하는 ‘뒤안’의 중의적 의미를 함께 담고 있다. 『뒤안의 나무』는 역사와 일상을 넘나들며, 드러나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감정과 시대의 흔적을 차분히 되짚는 수필집이다. 임유택 충남 보령 출생 주택관리사 문예마을 시부문 등단 시집 바람의 고향 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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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이면을 걷다… 임유택, 『뒤안의 나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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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야獨夜
- 독야獨夜 어디서 휘파람새 울고 새벽어둠 지우는 고양이 소리에 뒷산 소쩍새 따라우니 매군梅君마저 된바람에 몸부림치네 이성두 대구 출생, 대구 거주 현대시선 시 부문 신인문학상 현대문예 수필부문 우수작가상 대구문인협회 회원, 강원경제신문 코벤트가든 문학상 외 네 번째 시집 『바람의 눈빛으로』 동인지: 『캘리그래피 시화집』 『붉은 고백』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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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야獨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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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자리를 옮겼다
- 설이 자리를 옮겼다 해안 강민주 코로나 이후, 시골의 설은 조용히 숨을 줄였다. 한때 명절이면 마당 가득 들어찼던 차들. 엔진 열기와 함께 반가움이 먼저 피어오르던 골목은 이제 몇 집 앞에서만 성긴 이빨처럼 드문드문 숨을 고른다. 멋지게 지은 벽돌집의 불 꺼진 창문들이 저마다 사연을 닫고 서 있다. 남의 집 며느리 옷차림까지 슬쩍 보며 말 한마디 얹던 어르신들. 그 웃음과 흉은 어느 순간 마을 끝 새로 단장한 무덤 쪽으로 주소를 옮겼다. 이제는 말소리보다 묘비가 더 또렷한 마을. 자식 아홉을 낳아 온 동네를 들썩이게 하던 집도 설날을 요양원 면회실 의자 위에서 맞는다. 설이 그렇게 자리를 옮겼다. 기후와 나이를 감당하지 못해 베어낸 사과나무 자리엔 염소 몇 마리가 드문 풀을 툭툭 뜯는다. 무엇보다 세뱃돈 받아 신이 난 아이 손을 잡고 “여기가 아빠 어릴 적 놀던 곳이야” 말해 주던 목소리가 사라졌다. 한때 든든한 노후라 믿었던 논과 밭. 자식들 이름처럼 마음에 새겨 두었던 땅. 씨를 뿌릴 손은 남아 있기는 한 걸까. 도시로 떠난 아이들은 흙 냄새보다 화면 불빛에 익숙해졌고, 남은 어른들의 허리는 이미 오래전 굽었다. 시댁의 설도 달라졌다. 발 디딜 틈 없이 웃음이 넘치던 상 둘레에 이제는 빈자리가 먼저 눈에 밟힌다. “남자는 부엌에 들지 않는다”던 말은 힘을 잃고, 엄마를 대신해 앞치마를 두른 고1 아들과 작은 서방님들이 조용히 전을 뒤집는다. 나는 문득 명절마다 상을 차리며 속으로 울던 젊은 날을 떠올린다. 그때의 나는 누군가의 며느리였고, 누군가의 기대였으며, 기준에 닿으려 애쓰던 사람이었다. 스물다섯 해 가까이 같은 밥을 먹고 같은 계절을 건넜지만 끝내 서로의 속까지 완전히 열어 보이지는 못한 시부모님과 나. 주름 깊은 손이 전을 하나 더 얹고, 작은 병에 담긴 참기름을 말없이 건넨다. “이거 가져가라.” 그 말 속에는 사과도, 미안함도, 끝내 말하지 못한 사랑도 함께 실려 있다. 차 트렁크에 그 무게를 싣는다. 뚜껑을 닫는 순간 참기름 향이 차 안 가득 번진다. 나는 잠시 눈을 감는다. 그들도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었을 텐데. 명절은 사람이 많아서 오는 날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이 조용히 서로를 놓지 않는 날인지도 모른다. 텅 빈 밭 위로 설날 햇빛이 내려앉는다. 나는 그 빛 아래 서서 생각한다. 이 적막은 우리가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조용한 증거일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그 속에서도 누군가는 여전히 전을 부치고 참기름을 건네며 말 대신 사랑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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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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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몽
- 태몽 佶遜 김영기 한여름이 폭염 운전으로 과속하다가 신들의 저기압 검문에 걸려서 부글부글 끓던 폭염이 장대비 폭탄으로 쑥대밭이 되었네 응징 당한 폭염 성정을 죽이나 했더니 이번에는 내란 잔당이 말폭탄을 터트리고 위정자들의 갑질로 여의도가 시끄럽네 어째, 삼복의 존재는 온전할까 무등산 수박은 출사표 준비중이고 하우스 수박은 벌써부터 냉장고에서 바캉스를 즐기고 있네 곰냄새 물씬 풍기던 밤꽃은 초하지절 벌나비 중매로 머리 올리고 아이들 주렁주렁 잉태하더니 뇌우 내리치는 밤이면 태몽을 꾼다네 이 또한 어이하리 여름밤에 쓰르라미 마에스트로도 자신이 지휘하는 풀벌레 합창단 가을밤 소나타 선율에 가을을 해산하는 태몽을 꾸었다네 경기 하남시 거주 현 동광상사 대표 수상 2022년 현대시선 등단 현대 시화전 대상 경기 미술 서예대전 입선 하남 미술서예 대전 입선 한국문학 최우수상 샘문학 본상 특별작품상 한용운 작품상 김시민장군 기념사업회 특별상 현 대전 문예마을 홍보국장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사)샘문그룹 문인협회 자문위원 사)한용운 문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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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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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봄 사이에
- 겨울과 봄 사이에 목화 목정희 1 겨울 숨 마루 끝에 아직도 걸려 있으나 이월은 빛 한 자락 문턱을 열고 든다 차디찬 공기 속에 먼 들녘 몸을 틀어 보이지 않던 새싹 참아 온 때를 연다 2 얼음의 가장자리 햇살이 먼저 풀려 굳어 있던 하루가 조심스레 움직여 조급하지 말라며 빛이 낮게 속삭여 기다림을 아는 자만 봄을 먼저 품는다 3 겨울과 봄 사이를 숨 고르며 걷는 동안 어둠이 길었으니 빛은 더욱 따뜻해 멈춤이 깊었으니 움직임은 또렷해 작으나 단단한 꽃 마음에 먼저 핀다 단국대 환경원예학과 졸업 연세대 경영대학원 Flower Design과 현대경영 수료. 현) 목정희 꽃예술원 원장 (한국꽃문화협회소속) 목정희 꽃예술중앙회 회장 전) 미래인재교육센터 전문강사, 전) (고용노동부소속) 소상공인 경영학교 전임강사 소상공인 꽃집 창업 컨설턴트 현) 공간장식 화예 연출가 2022년 문예마을 신인문학상 시 부문 수상, 등단 현) 문학 계간지 문예마을 정회원 현)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저서로는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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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나간 자리
- 바람이 지나간 자리 (덕해)임하영 겨울바다에는 말보다 먼저 바람이 도착한다. 세찬 바람은 남아 있던 시간을 밀어내고, 거센 파도는 지워야 할 것들을 대신 말해준다. 수평선에 부딪힌 세월은 하얀 포말로 흩어지고, 오래된 기억은 파도 앞에서 잠시 몸을 낮춘다. 겨울바다는 붙잡지 않는 법으로 지나감을 가르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흔들리는 바다 앞에서 버티는 대신 조용히 흘러간다. 공학박사. 시인 (현)문예마을 대표 대전문학 시부문 신인문학상. 시담문학대상. 신정문학상. UN NGO문학대상. 윤동주 별 문학상. 헤밍웨이 문학상. 대전문협 올해의 작가상. 대한민국 교육공헌 대상 외 다수 <시집> [내 안에 그리운 그대] [가슴에 담은 별] [겨울 이야기] [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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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나간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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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으로
- 우리는 사랑으로 심재영 우리는 갇힌 삶을 원하지 않아 눈송이가 하늘에서 떨어져 녹듯이 언 대지를 녹이는 따순 숨결이 필요해 우리라는 세상 절망의 아픔으로 서로를 가두어 둔다면 눈송이가 결코 새순을 틔우지 못해 대지에 입을 맞추고 입김을 불어 넣듯이 우리는 서로를 보듬어주자 우리는 봄물 올리는 향나무처럼 녹아 흐르는 자유가 되자 사랑이 되자 우리는 우리는 심재영 수사 프로필 성바오로수도회 수사, 시인, 시낭송가, 작사가. 국제문화예술협회 열린문학 시부문 본상 수상 등단.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 국내외 출판문화예술 커뮤니케이터로 40년간 공헌. 성바오로수되회 준관구장, 한국천주교남장협의회 상임위원 역임. 현, 성바오로미디어 대표, 한국문인협회, 강북문협 회원, 어울사랑 운영위원, 미예총, 센토와소녀 작가회 자문위원, 꽃뜰힐링시낭송원 연구회장. 성바오로 미디어문화예술 음악감독 「당신을 사랑합니다」, 「라비타」 등 150여종 다양한 장르의 기획 음반 출시. 「표준 발음법에 의한 시낭송 교본」 출간. 문예마을작가회, 한하운문학회, 한국가교문학회, 쉴만한물가작가회 시, 시화 다수 문학동인지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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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잇길
- 사잇길 김형국 황금벌판 고운 색 갈바람에 산을 올라 붉게 태우고 내려온 산바람에 푸르렀던 호수는 짙어만 간다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가나 갈바람 속에 머물고 싶은 마음 차가운 밤바람에 식어만 가고 산과 들 초목은 윤기를 잃어간다 바라보는 내 마음 어디쯤일까 가을과 겨울의 사잇길에 멈추어 붉게 물든 단풍 숲 붙들고 산길 누비며 깊은숨 내어 뱉는다 ------------ 김형국 시인 프로필 문예마을 이사 대전문인협회 회원 동구문화원 이사 예주건설(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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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시 祝時
- 축시 祝時 송미순 인연의 끈으로 둘이 하나가 되어 진실과 이해로써 두 사람은 지성으로 아끼고 평생을 함께하는 동반자 여러 어른들과 가족 친지들을 모시고 서약을 맺는 이 순간 바이칼 호수의 명경지수처럼 티 없이 해 맑은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신혼부부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예의와 겸손 배려와 존경을 생명으로 알리라 기나긴 세월~~~ 그리움의 끝에서 만난 참 고귀하고 아름다운 두 사람 혹한에 행여 몸이 시릴 때도 야윈 가지마다 포근히 내려앉은 따사로운 햇살이 있기에 나목은 결코 쓸쓸하지 않다 비록 가난하지만 사랑은 찬란히 빛나고 복된 것이기에 멀리 있었으나 서로의 눈빛을 알아볼 수 있었기에 어둠에서도 서로에 다가갈 줄 알아 이 순간 드디어 둘은 손목을 잡는다 백옥같이 순수하고 찬란한 눈빛이 묻어나는 두 사람 밤하늘의 달빛 같은 사랑은 소유가 아닌 동반자로 삶의 어떤 고난에도 손을 놓지 않으리라 서로의 두 눈을 고요히 바라보며 말하지 않아도 한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며 수채화처럼 아련히 번지는 꿈의 파편들이 둘이 하나로 상통할 때 두 사람은 비로소 행복했었다고 말하리라. 2020년 12월 20일 신부 추윤정 양의 가족 대표 / 송미순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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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가을 산
- 불타는 가을 산 이건덕 온갖 푸르름으로 폭풍우 견뎌내고 저마다 옥동자 결실 맺더니 이제 모든 걸 이루었노라 오색 빛깔 신비의 자태 이루니 아~다름이 모여 하나의 이룸으로 또 다른 기쁨을 선사 하누나 저 무대 걷힐 때면 한 잎 두 잎 차세대를 위한 밑거름이 되어 주는가 나도 가을 산인가 더 늦기 전에 열정을 불태워 다른 이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불타는 가을 산이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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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심포의 석양
- 김제 심포의 석양 신동일 김제에서 30분 거리 고즈넉한 산사 설레임에 서해 굽어보니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노송만이 드리워진 채 중앙에 우뚝 대웅전이 외롭고 잔잔한 수평선은 고독을 달랜다 사방 굽어보아도 일렁이는 대평원 흠도 티도 한 점 없는 만경창파 들녘 저 멀리 해변은 객들을 미소로 반기고 조개구이 장사꾼들 웅성거린다 전국에서 모여든 행락객들 조개구이 안주로 한 잔 술에 넋을 잃고 사는 것 별거냐고 내 설움 네 설움 토해낸다 때마침 서녘의 중천에서 황운빛으로 곱게 물들인 낙조가 속인들의 시름을 부둥켜안고 너와 나의 한마저 삼킨 채 가물가물 사라진다. 2020. 신동일 시인 프로필 문예마을작가회 고문/아태문협 부이사장 /한국 신문예 자문위원 / 한양문협 상임고문 / 대한시문협 부회장 2019.위대한 대한민국시민 대상-시인대표 / 2020. 대한민국 자랑스런 인물 대상-시인대표 대한시문협 제1회 시 공모 대상 /대한교육신문 신춘문예. 수필 대상/에세이문예 문학대상 전북도민일보 글쓰기-시. 수필부문 대상/ 제2회 한국신문예 문학상-(시인)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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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심포의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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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시화
- 활짝 핀 시화 / 백향 김강회 대전 시청역 광장에 문예마을 시인들이 뿌린 씨앗 감동의 시화로 피었더라 고관대작의 드높은 이력은 휘몰아친 북풍에 온데간데없고 초야에 묻혀 살던 시인들 시향만이 은은하니 시문학의 꽃밭이 아니런가 서릿바람에 휘날리는 시어들 방방곡곡 그윽한 향 출렁이니 한밭 뻘 시향의 발원지라 ■ 문예마을 시화 전시회 ■ 장소 : 대전 시청역 지하철 ■ 일시 : 11월 1일부터~12월 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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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핀 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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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을 24호 시조부분 신인문학상 수상자 송미숙
- 송미숙 시조시인을 만나다 문예마을 24호 문예지를 통해 시조 ‘진흙 속 연꽃’, ‘빈대’, 그리고 ‘한반도 6.25’ 로 등단한 송미숙 시조시인은 이렇게 수상소감을 말했다. 코로나로 우울한 심경,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답답한 마을을 깨워 잔잔한 글로 위로 드리고 싶어 시조를 쓰게 되었습니다. 문예마을 24호 시조부분 신인문학상 수상작 ‘진흙 속 연꽃’ 진흙 속 연꽃 송미숙 세상은 힘들어도 그대의 향기 있어 진흙 속 연화 낭자 미소로 달래주니 허약한 마음 한자락 힘을 내어 걸으며 온몸을 내어주며 희생한 고품격에 숙연한 마음마저 한없이 부끄럽네 진흙 속 영롱한 진주 영원토록 빛나리 등단 심사평(심사위원 차용국 : 시인, 시조시인, 수필가) 만물이 생성하고 소멸하는 것처럼 문예사조도 영원할 수 없기에, 수백 년을 유전하며 사랑받는 시문학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자랑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서양은 '소네트', 중국은 '절구'와 '율시', 일본인은 '하이쿠'를 자랑합니다. 우리에게는 '시조'가 있습니다. 시조의 매력은 운율의 정형성입니다. 3장 6구 12음보의 단시조를 원형으로 합니다. 3장 안에 모든 주제가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담겨있어야 좋은 시조입니다. 특히, 종장은 결구에 해당하므로 시조 창작에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복잡하고 다양해진 현대인의 삶을 반영이라도 하듯 연시조가 많이 지어지고 있지만, 시조의 원형적 가치와 기능은 변함이 없습니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송미숙 시인의 ''진흙 속 연꽃'' 외 2편을 당선작으로 올립니다. 송미숙 시인은 ''진흙 속 연꽃''에서 '세상은 힘들어도 그대의 향기 있어 / 진흙 속 연화 낭자 미소로 달래주니 / 허약한 마음 한 자락 힘을 내어 걸었다'라고 노래합니다. 비록 지금은 진흙탕 같은 힘든 세상이지만, 그곳에서도 희망이라는 연꽃이 피는 것처럼, 절망하지 않고 힘을 내어 걸어가겠다는 삶의 의지를 다지는 은유적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온몸을 내어주고 희생한 고품격에 / 숙연한 마음마저 한없이 부끄럽네 / 진흙 속 영롱한 진주 영원토록 빛나리'라고 외칩니다. 깊은 자기 성찰을 통해 순수한 삶의 본질을 찾아내어 빛내겠다는 염원이라 하겠습니다. 연꽃이라는 객관적 상관물을 삶의 은유와 상징으로 끌여들여 이미지를 창조하는 송 시인의 역량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위와 같이 송미숙 시인의 시조에는 삶의 의지와 시대정신 및 해학성 등과 같은 다양한 가능성을 은유와 상징의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형식을 지키는 정형 속에서 유연성을 찾아내는, 지속적이고 올바른 수련을 통해 한국 시조문학 발전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 대열에 함께 걸으며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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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을 24호 시조부분 신인문학상 수상자 송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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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을 24호 수필부분 신인문학상 수상자 목경희
- 목경희 수필가를 만나다 문예마을 24호 문예지를 통해 수필 ‘꿈마다 “너”를 찾던 아버지’, ‘어머니, 그 강인한 이름이여’ 그리고 ‘꽃피는 오월, 한 마리 나비되어’로 등단한 목경희 수필가를 만나보았다. 그녀는 목경화 시인과 함께 ‘그리움의 빗장을 열고’란 이름으로 자매 시집을 출판하기도 했다. 다음은 그녀의 시, ‘수필의 계절’이다. 수필의 계절 목경희 그동안 나 자신조차도 눈치채지 못하게 세상 사람들을 완벽하게 속여왔다 이제는 가면을 벗어야 할 때 날씨가 무더워지니 정직해진다 화장도 안 하고 염색도 안 하니 참 못생겼다 포장했던 민낯이 다 드러난다 수필은 부끄럽지만 다 보여주는 진실의 계절이다 수필을 쓴다는 것은 세상 앞에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는 것이어서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홀가분하기도 한 이 감정이 참 좋았습니다. 불쑥불쑥 올라오는 감정의 끈을 놓기 싫어 수필이라는 부문에 도전해보았습니다. 진솔하게 내면에 흐르는 마음의 물결 따라 글을 쓰고 싶은데 능력이 안 따라주어 지새우던 많은 시간이 생각납니다. 저를 수필의 길로 이끌어주신 이현수 시인님과 부족한 글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신 문예마을 심사위원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등단 심사평(심사위원 차용국 : 시인, 시조시인, 수필가) 수필 작품만큼 심사가 어렵고 고민스러운 문학 장르도 없을 것입니다. 수필의 형식과 내용이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삶의 배경과 방식도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경로로 확장일로에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생활 수필, 사유 수필, 서사 수필, 기행 수필 등을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듯합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도 각자의 경험과 관심에 따라 감동과 평가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수필은 결국 언어를 통한 예술이란 점에서, 주제의 통일성 및 감동성과 심미성을 갖춘 글이 품격 높은 수필이라 하겠습니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목경희 수필가의 ''꿈마다 '너'를 찾던 아버지'' 외 2편을 최종 당선작에 올립니다. 목경희 수필가의 작품 세계는 '추억'입니다. '추억은 추상화된 기억의 저편 / 한두 가지 특성만이 돋아난 새순(차용국, 졸시 ''추억'' 일부)'입니다. 추억은 추상화된 기억이기에 본질적인 특성만이 남아있습니다. 추상은 대상 전체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 버리고 남은 단순화된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는 추상화를 그리는 일과 같습니다. 불필요한 것을 골라내어 버리고 남은 추상화는, 그래서 과거의 기억에만 갇혀있지 않습니다. 추억은 현실에서 재현 가능한 추상화이며, 이 가능성으로 인해 미래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목경희 수필가가 그려내는 추억의 추상화는 현실과 미래를 이해하고 살아가는 힘이 됩니다. '추억, 그 아름다운 추상화!'입니다. 목경희 수필가는 ''꿈마다 '너'를 찾던 아버지''에서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늙지 않는 기억이 있다'고 합니다. 빨간 구두와 편지입니다. 어린 시절 서울 다녀오면서 빨간 구두를 들고 오시는 아버지. 서울서 대학 다닐 때 부쳐주신 아버지의 자필 편지. 그것은 아버지의 사랑이었습니다. 자식들 앞에서 '빵 하고 웃으실 때 천진난만한 소년 같았던 아버지'였습니다. 그런 아버지는 가슴 깊은 곳에 진한 그리움을 숨기고 살았습니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가거라! 38선''을 부르며, 아버지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으며 흐느끼는 모습이었습니다. 목경희 수필가는 빨간 구두, 자필 편지, 가거라! 38선이란 매게물을 연결시켜 할머니-아버지-자식으로 이어지는 사랑을 애잔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주제를 향해 일관되게 끌고 가는 힘이 돋보이는 진한 감동의 추상화라 하겠습니다. 목경희 수필가는 ''어머니, 그 강인한 이름이여''와 ''오월, 한 마리 나비되어''에서 어머니의 삶의 추상화를 그려냅니다. ''어머니, 그 강인한 이름이여''에서는 재산도 없고 숫기도 없는 아버지를 만난 어머니. 보따리 장사로 시작해서 집안을 일으키고 자식을 키워내신 강인한 어머니. 그 이름 뒤에는 사랑받고 싶은 여인의 모습이 있습니다. 이제 손주들과 둘러앉아 추억을 이야기하는 어머니의 삶은 오로지 자식 사랑이었습니다. 그 깊은 감동은 ''오월, 한 마리 나비되어''의 서랍장에 어머니가 마련해두었던 하얀 광목천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딸의 초경에 쓸 생리대 천이었습니다. 어머니-딸-자식으로 이어주는 사랑의 연결을 보여줍니다. 목경희 수필가가 그리는 추억의 추상화는 과거-현재-미래로 유전되는 사랑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받은 사랑은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힘이 되어 줍니다. 받은 사랑을 전해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란 메시지입니다. 목경희 수필가는 일상의 삶과 관찰에서 찾아낸 소재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연결하여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타고난 이야기 능력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진솔한 삶의 향기가 글 전편에 배어있기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작품 전체의 구성과 전개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기만 합니다. 용어의 선택과 사용도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타고난 능력과 남모를 노력이 더해진 숙성된 역량이라 생각됩니다. 이제 그 역량이 빛을 볼 때가 되었습니다. 한국 수필 문학의 우듬지로 발전하시기를 기원하며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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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을 24호 수필부분 신인문학상 수상자 목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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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자 오준환
- 오준환 시인을 만나다 문예마을 24호 문예지를 통해 ‘꽃이 아니어도 봄이다’, ‘망월(望月)’ 그리고 ‘그리운 날에는 바다로 간다’로 등단한 오준환 시인은 신인문학상 수상소식을 듣자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時라 하면, 교과서나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진 유명 시인들의 목으로 여겨왔기 때문에 여전히 내가 시단에 입성한다는 자체가 꿈만 같고 낯설기만 하다. 이제 소망했던 문학이라는 위대한 세상에 발을 디디면서 그동안 내 일상에서 느끼는 감흥에 대해 낙서하듯 또는 넋두리 하듯 쉽게 내뱉던 내 감흥에 대해서도 펜놀림에 무게감을 주고 책임의식도 함께 느껴야 할 것 같다. 누구의 마음을 두드리는 것, 누구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는 것 그래서 누구의 감정에 스며드는 것 이제 내 작은 時 한편이 어디선가 누구에게 읽힐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줄을 쓰더라도 머리와 손이 아닌 가슴으로 쓰고 싶다. 오늘 이러한 영광스런 기쁨을 주신 문예마을에 우선 감사드리고, 이 길을 인도하시고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신 주변 지인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작 ‘꽃이 아니어도 봄이다’ 꽃이 아니어도 봄이다 오준환 봄처녀 치마빛 진달래가 아니어도 노랗게 물든 산수유가 아니어도 비칠 듯 하얀속살 벗꽃이 아니어도 봄은 봄이다 병아리 웃음짓는 개나리가 아니어도 곱게 차려 입은 수선화가 아니어도 새색시 얼굴 홍조빛 매화가 아니어도 봄은 봄이다 깊은 강물도 봄빛을 담고 있고 숨죽인 그늘도 봄기운 품고 있고 늙은 고목도 봄바람을 감고 있으니 봄은 모두에게 꽃이다 등단 심사평(심사위원 深幽 조 두 현) “봄 처녀 치마 빛 진달래가 아니어도/ (중략) 산수유가 아니어도/(중략) 벚꽃이 아니어도/ 봄은 봄이다” 봄은 봄일 뿐이다. 봄은 그 자체로 있는 것이지, 다른 존재가 와야 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일 년 사계절은 자연의 순환법칙에 따라 오고 가는 것이지, 꽃이 피고 새가 운다고 계절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다. 부모님의 사랑으로 인간으로 태어나 한평생을 살아가는 것이지,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린다고 인간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제각기 그 나름의 이유를 갖고 존재하는 것이지, 다른 사물의 존재 때문에 있는 것은 아닌 것이다. 시인은 계속 이야기 한다. “병아리 (중략) 개나리가 아니어도” 봄은 봄이고, (중략) 매화가 아니어도 봄은 봄이라고. 우리는 꽃이 없어도 인간이요, 종교가 없어도 인간이라고.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은 존재라고 외친다. “봄은 봄이다” 인간은 인간일 뿐이다. 세상을 돌아보라. 시인의 말대로 ‘깊은 강물도 봄빛을 담고 있고/숨죽인 그늘도 봄기운을 품고 있고, (중략)// 봄은 모두에게 꽃이다’ 진달래가 있어서, 벚꽃이 있어서 봄인 것이 아니라, 봄이 있어서 꽃들이 있는 것이다‘라고 시인은 봄의 존재를 크게 외치고 있다. 그에게서 봄은 만물의 존재를 근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만물이 봄의 존재를 근거로 있는 것이다. 시인은 봄을 빌려서 인간의 가치를 보다 더 높이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다른 존재에 구속되어 있는 인간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존재를 통해서 다른 존재의 존재 의미를 역설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봄이 모두에게 꽃이듯이, 우리는 다른 모든 존재의 바탕이다’라고 시인은 말하고 있는듯하다. 우리가 한평생을 살면서 겪은 크고 작은 일들은 추억이 되고, 추억은 그리움으로 가슴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가끔 우리가 견디기 어려운 때가 되면 그리움을 한 편씩 꺼내보며 우리 삶을 위로한다. 오준환의 글에서는 봄과 꽃, 달과 어머니, 그리움과 바다를 끌어들여 우리들의 존재 가치를 살펴보고, 그리운 일들을 되돌아보며 삶을 달래고 있다. 시를 정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존재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한다. 시인은 사물과 그리움을 통해서 시적 대상물의 근원적인 존재 의미 - 외형의 모습이 아니라, 본래의 모습을 보고자 노력했음을 알 수 있다. 문학이라는 새로운 길로 들어선 것을 축하한다. 흔히들 문학의 길은 끝이 없고, 시는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는 아편이라고 한다. 이제 시인의 길로 들어서 오준환 시인은 언제나 초심을 잊지 말고 항상 노력하는 마음으로, 경건한 자세로 좋은 시를 쓰기 바란다. 앞으로도 더 발전하여 ‘문예마을’을 빛내고, 한국에 우뚝 서는 시인이 될 것으로 믿는다. 다시 한 번 등단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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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자 오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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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자 김창응
- 김창응 시인을 만나다 문예마을 24호 문예지를 통해 ‘잃어버린 천사’, ‘봄날’, 그리고 ‘소나기 내리는 날’로 등단한 김창응 시인의 첫인상은 ‘진솔하다’였다. 그는 신인문학상 수상소식을 듣자 이렇게 말했다. 쓰고 싶었지만 쓰지 못했던 40여년의 긴 방황의 끈을 놓으렵니다. 이제까지 짝사랑만 하던 시어들을 내뱉어 봅니다. 이제 사랑하려 합니다. 낮 시간의 힘든 일에도 힘들지 아니한 것은 호젓한 저녁시간에 나만의 시어들을 만들어내는 시간이 있기 때문인 것입니다. 선배들의 시를 보면 내가 너무 부족한 사람이 아닌가 걱정이 많이 됩니다. 부족하지만 저만의 시어들을 능력껏 발휘해 보렵니다. 그동안 도움 주신 김형국 이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심사해주신 심사위원님들께도 감사말씀 드립니다. 앞으로 열심히 시를 성숙시켜 나가겠습니다.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작 ‘잃어버린 천사’ 잃어버린 천사 김창응 세상에 태어나 자연을 보기도 전에 자연의 품에 안겨있는 너는 꽃이 되어 피어나라 따스한 봄날 아지랑이 속에 밝은 미소로 피어나라 선명하게 기억나는 너의 작은 손과 눈망울 뒷동산에 바위 되신 아버지를 만나보렴 뒷동산에 꽃이 되신 어머니를 만나보렴 밝게 달이 뜨는 날 부디 부디 만나보렴 이름도 없이 스려져간 너의 작은 몸짓 너희의 이름을 지어본다 너는 나의 작은 천사야 등단 심사평(심사위원 深幽 조 두 현) 김창응의 시에는 가슴 아픈 사연을 노래하고, 그 슬픔을 극복하려는 마음이 곳곳에 보이고 있다. 한 마디로 슬픔의 강을 건너 아름다운 땅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그의 시 ‘잃어버린 천사’를 보자. “세상에 태어나 자연을 보기도 전에/자연의 품에 안겨있는 너는/꽃이 되어 피어나라” 무릇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이 제대로 자라기도 전에 왔던 그 곳으로 돌아가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픔이다. 김창응 시인의 ‘잃어버린 천사’는 제대로 꽃망울을 맺기도 전에 산화해버린 어린 생명의 안타까움을 노래하고 있다. 그 슬픔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간직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슬픔을 넘어서 꽃으로 다시 피어나라고 외치고 있다. “따스한 봄 날 아지랑이 속에서/밝은 미소로 피어나라”고 목청껏 외치고 있다. 어찌 아픔이 그에게만 있을 것인가.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는 크고 작은 수도 없이 많은 좌절과 슬픔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한 우리들의 모든 아픔을 달래주며 희망을 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말한다. 뒷동산에 바위가 된 아버지를 만나고, 꽃이 된 어머니를 만나보라고. 그러면서 그에 맞는 이름을 지어주어 존재로서의 그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들의 내면에 항상 잠들어 있는 슬픔을 견뎌내고 그것을 극복하도록 희망을 주는 것이다. 김창응의 시에 흐르는 일관된 어려운 현실의 극복과 탈출은 자칫 우리들이 헤매기 쉬운 상황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하게 바라는 소망이 가득하다. 그는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격한 심정으로 장마에 뒤범벅이 된 분노의 강을 건너 따뜻한 햇볕이 가득한 꽃들의 정원으로 들어가도록 정성스럽게 노래하고 있다. 그의 글에서 보듯이 본인 스스로도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걸어 왔으리라는 것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때로는 천사를 잃어버리고 상실과 고통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며,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뒤돌아보면서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릴 수 없는 자신의 인생항로를 원망도 했으리라. 그런가 하면 슬픔과 고통에 짓눌려 세상사가 소나기처럼 쏟아지기를 바라며, 모든 시름, 근심 덩어리 등이 한순간에 흘러가고 편안하고 아늑한 봄비에 젖어 보기를 바라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런 모든 것들은 시인 자신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직접, 또는 간접으로 해당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 한쪽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껴본다. 시를 쓴다는 것은 재능과 취미 여부를 말하기 전에 그 결심을 하는데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이가 들고 생업을 하면서 그런 결심을 하는 것은 보통의 마음으로는 하기 힘든 일이다.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는 것은 그의 굳은 의지의 산물이 아닐까? 우리가 글을 쓰면서 뛰어난 글을 생산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사람들이 칭찬하는 글을 세상에 남길 수 있다면 문인으로서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쓴 글들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우리가 좌절하거나 부끄러워해야 하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의 작가로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로 활용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작가라면, 비록 글이 조금 못한다고 하여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김창응의 등단을 축하한다. 글을 표현하는 수준으로 보아 아마도 오랜 시간을 글 쓰는데 투자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욱더 정진하여 본인이 원하는 글을 자유자재로 쓰기 바란다. 나아가서 ‘문예마을’을 빛내고, 대전을 표하는 시인으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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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자 김창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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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자 김종숙
- 김종숙 시인을 만나다 문예마을 24호 문예지를 통해 ‘그 아침에서 저녁까지’, ‘답장’ 그리고 ‘아름다운 인연’으로 등단한 김종숙 시인은 신인문학상 수상소식을 듣자 이렇게 말했다. 처음이라는 단어는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단어이지만 나이 육십에 첫 시를 보내 놓고 낯설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내가 본 풍경을 사진을 찍고 행 간을 맞춰 글을 쓰다 보니 그것이 시가 되었습니다. 사진 찍는 아줌마의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와 시는 이름도 바꿔 놓았습니다. 아버지에게 지어 받은 종숙이란 이름은 어느 날 경민이 엄마로 바뀌더니 김대리로 불려지고 정년퇴직 말년까지 20년 동안 김팀장으로 불렸습니다. 시를 짓고 시를 읽으면서 그 Leeum이라는 새 이름을 더하니 더 좋습니다. 내 넋두리 한 줄 시를 읽고서 엉킨 실타래를 풀어주듯 미루던 등단의 길을 자청하게 된 문학 평론가 이현수 시인님과 저의 시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진심 어린 마음으로 감사와 존경의 정을 드립니다. 소스라치는 아픔이 아닌 자연의 길로 터주신 문예 마을에서 지어주신 가을 옷을 입고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았으므로 숙성된 문장이 담긴 24호 문예 마을 문예지를 덥석 껴안아야겠습니다. 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작 ‘아름다운 인연’ 아름다운 인연 김종숙 봄이 두 사람의 눈썹 사이로 기어 걸어 들어왔다 동백꽃 한 송이마저 툭하고 강물 위에 떨어지자 매화 꽃잎 우르르 피어났고 어서 오라고 잘 가라고 아름다운 인연이었다고 담에 또 보자고 꽃은 흐드러지는데 나무와 나뭇가지 사이에는 다시 철 지난 겨울이 걸쳐져 있다 등단 심사평(심사위원 深幽 조 두 현) 인연이라는 말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분이나 사람이 사물과 맺어지는 이를 이르는 말이다. 우리의 삶은 전생을 통하여 모든 것들이 ‘인연’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소중하지 않은 인연이 어디에 있을까마는,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인연만큼 소중한 인연도 많지 않으리라. 그런데, ‘봄이 두 사람의 눈썹 사이로 기어 걸어 들어왔다’ 봄이 오기는 왔는데 한 번에 온 것이 아니라, '기고 걸어서 들어 온 것이다. 들뜨지 않고 천천히 두 사람을 연분홍으로 물들이며 사랑이 온 것이다. 인연은 꼭 마주치는 상황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인과 결과라는 순차적 상황에 의해서도 이뤄진다. 시인은 말한다. 동백꽃 한 송이마저 떨어지자, 매화꽃이 피어났다고. 동백꽃과 매화꽃은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다. 그저 하나의 생명으로 이 세상에 왔다가 가는 것이다. 그렇지만, 하나가 지자 하나가 피는 것을 시인은 우연으로 생각하지 않고, 원인과 결과라는 ‘인과’의 결실로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상의 인연과 변화를 먼 거리에서 제삼자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고요하면서도, 담담한 눈빛으로 세상사를 바라본다. 어서 오라고/잘 가라고/아름다운 인연이었다고/담에 또 보자고. 그저 바라보고 그저 느낀다는 게 아마도 이런 것이리라. 시인의 시선은 ‘꽃이 흐드러지는데/나뭇가지 사이에/철 지난 겨울이 걸쳐있는’ 그 곳에 놓여 있다. 한 계절의 간격을 세 줄의 문장으로 뛰어 넘는 삶의 여유를 시인의 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시를 쓰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이것은 시를 쓰는 것이 어려워서라 아니라, 시다운 시를 쓰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흔히들 시는 소설이 아니요, 수필도 아니요, 연설문, 논문도 아니라 한다. 그저 시는 문학에서 나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 독립된 장르인 것이다. 그래서 시 쓰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김종숙님은 어려운 시의 세계를 담담한 어조로, 서두르지 않은 마음으로, 대상 사물을 관조하며 여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삶의 오랜 경륜이 글 전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시를 쓰기 시작한 신인들에게 기성 시인 수준의 작품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하고 생각한다. 시에 대한 열정과, 배우고자 하는 자세가 되어있다면 그 사람이 누구든지 시인의 자격을 충분하게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김종숙씨의 시인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조금은 늦깎이로 들어선 시인의 길이지만, 지금과 같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초심을 잊지 않고 글을 써나간다면 커다란 시의 족적을 남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 ‘문예마을’을 빛내고 더 크게 발돋움하는 작가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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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을 24호 신인문학상 수상자 김종숙




